- [로키*꿈]kiss kiss kiss
- 쓰고 만든 것/아메코믹
- 2014. 5. 11. 14:39
4월 27일에 트위터에서 #첫번째로_멘션온_캐릭터와_두번째_캐를_키스시킨다 태그를 해 봤지요.
그랬더니 로키와 샌드맨이라고 달아주셔서 둘이 붙여봤습니다. 로키도 사람 멀쩡하게 사귈 스타일은 아닌데 우리 꿈이 그쪽 방면으로 너무....소질은 없는데 외로움은 많이 타서...
세 번째는 토니 스타크였으므로, 잘 하면 꿈이 아이언맨한테 순정을 바치고 우는 이야기가 될 뻔 했지 말이에요. 썼던 글에 조금 살을 붙여 올립니다.
로키는 눈 앞에 있는 창백하고 시커먼 사람을 찬찬히 쳐다보았다. 자신과 닮은 얼굴로 보였다. 기분 탓인 것인가. 마르고 창백한 남자는 길고 검은 옷자락을 끌며 천천히 걸어왔다.
"아스가르드의 신이자 서리거인이 아닌가. 환영하노라."
꿈은 무미건조한 말투로 말했다.
"여기에서 무엇을 찾는 것인가."
과연 뭐든 알고 있다더니. 로키는 긴장으로 가라앉은 목소리를 다듬었다.
"오래된 존재에게 인사드립니다."
자신이 허리를 굽힐 수 있는 몇 안 되는 존재이다. 이들을 거슬러서 좋을 게 하나 없다고 들었다. 영원의 일족은 일곱 남매인데 그들 중 하나라도 허투루 봤다가는 큰일 날 것이라고 했다.
"예의바른 인사 치고는 상당히 무례한 눈빛이군. 뭔가."
"오래된 존재를 보는 것은 처음라 그러니 이해해 주었으면 합니다."
"보통은 그렇다. 그러니 새삼스러워할 것 없다."
오딘보다 오래된 지혜를 가지고 있는 존재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으려면 꿈을 찾으라고, 오래된 마법사들이 말했다. 로키는 창백한 얼굴에 자리잡은 시커멓고 끝을 모를 눈을 쳐다보았다. 저 허공 속에 지혜가 있다고? 마른 우물같기도 하고 우주 같기도 한 눈이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정말로 여기에서 뭔가를 얻어 갈 수 있을까. 로키는 마음을 다잡았다.
"지혜를 청하러 왔다는 것 또한 알고 있겠군요."
"꿈에게 지혜를 찾다니 영문 모를 자가 아닌가."
"나는 힘을 원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힘은, 지혜를 갖는 것이지요."
"지배하고 싶다면 욕망에게 가 봐라. 그는 네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있을 게다."
꿈의 메마른 목소리에 어이가 없다는 듯한 감정이 실렸다. 로키의 눈에 이채가 돌았다. 이 자는 내가 생각하던 크고 무서운 존재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그보다 더 큰 것을 원합니다."
"뭐 좋다. 여기에 머무르면서 찾아보아...뭘 보는 겐가."
로키가 꿈의 코 앞에 얼굴을 들이댔다. 예전부터 힘이 있고 강한 존재를 좋아했었다. 이자는, 자신이 알고 있는 존재 중 가장 강하지만 그만큼, 무해하기도 하다. 아마 자신에게는 무해할 것이다. 악몽같은 인생이었는데, 새로운 꿈 하나쯤 더해진다고 이상할 게 뭐 있겠는가.
"꿈이 죽음보다 잔인하고 냉혹하다고 들었소."
"그렇다."
로키는 꿈의 무서움에 대해 자신에게 경고하던 오래된 종족들의 말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런 건 이제 아무래도 좋다.
"무서우면 무서울수록 좋소."
"무슨 뜻인가?"
"공포는 나를 고양시켜주거든"
로키는 천천히, 얼굴을 울여 꿈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갖다댔다. 꿈이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은, 아마도 얼굴을 너무 가까이 겹쳐 시야가 흐려진 탓이리라. 호흡이 섞이는 데는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렸다. 꿈의 혀놀림은 서툴렀고 심지어는 어떻게숨을 쉬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입술을 뗐을 때, 이 우주에서 가장 오래된 존재라는 꿈은, 놀랍게도 숨을 헐떡이며 입술을 문지르고 있었다. 아까 그 표정은 착각이 아니었나. 조금 놀란 로키에게 꿈이 말했다
"이것은 진지하게 교제해 보자는 신호인가."
이 자는 안 될 것이다. 로키는 지혜라는 것이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 개념은 아닌가 고민해 보았다.
"지고한 존재여, 농담이 지나친 거 아니오."
"너, 나를 가지고 놀았나?"
"그런 게 아니지 않소!"
"뭐...남성과 교제해 본 적은 없지만 이번 기회에 내 취향의 폭을 넓혀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진지한 거요? 정말? 진심이오?"
꿈이 울상을 지었다. 아, 제발 좀. 공포로 고양되기 전에 우울한 얼굴에 질식되겠네. 로키는 한숨을 쉬었다.
'쓰고 만든 것 > 아메코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벤저스]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0) | 2013.03.19 |
---|---|
[어벤저스]천둥과 장난신 신화 (0) | 2012.10.04 |
[어벤저스]잘 자, 형 (2) | 2012.08.28 |
[어벤저스]친교를 위한 한국식 만찬 -1 (4) | 2012.08.21 |
[엑퍼클]수업이 없는 토요일 저녁 (2) | 2012.08.20 |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