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로바스]코로바스-코로 하는 농구 1

썰로 풀었던 코로바스-코로 하는 농구입니다. 기적의 세대가 물개, 카가미가 바다표범이라는 설정입니다.

무대는 서울대공원. 전국의 모든 공원과 아쿠아리움은 다 나올 예정입니다. (이 설정은 힟님 썰을 차용했습니다.)

 

서울대공원에 못 보던 물개가 한 마리 늘었다. 이름은 흑자(黑子)라고 부른다고 했다. 에버랜드에서 서울대공원에 넘긴 물개였다. 이 녀석이 있으면 동물원에 좋은 일이 있을 거라며, 생긴거나 크기나 재주에 비해 비싼값을 받고 팔았다고 했다. 사육사들에겐 이 물개를 잘 가르쳐 입장료에 기여하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조그맣고, 잘 먹지도 않는 물개라고 해서 사육사들은 흑자가 들어오던 첫날부터 좋아하는 생선을 준비하느라 애를 먹었다.
-에버랜드면 기적의 세대가 있는 동물원 아냐?
뭘 좋아할지 모른다며 꽁치, 고등어, 청어, 양미리, 그 외 여러 생선이 가득 든 양동이를 운반하던 남자 사육사가 손에 뭔가 들고 한참 기록하고 있는 여자 사육사에게 물었다.
-응. 저녀석도 올해 두 살이래. 기적의 세대라는 이야기지.
-그런데 에버랜드에서 왜 기적의 세대를 다른 동물원으로...
-아 회장님이 물개보다 사자라고 했대.
-빌어먹을 천민자본주의....헉 큰일났다!
-왜?
-흑자가 없어졌어!
사육사는 양동이와 수첩을 떨어뜨리고는 머리를 싸잡고 절규했다.
-이상하다, 문도 닫혀 있었는데 어디갔지. 흑자? 흑자야- 어딨어?
두 사육사는 넓지도 않은 물개 우리를 이잡듯 뒤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남자 사육사가 수조에 뛰어들어가겠다고 옷을 벗고 있는데, 등 뒤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
-뀻.
(여기 있어요)
-흐아아아악!
두 사람이 동시에 소리나는 쪽을 쳐다보았다. 분명히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던, 하늘빛을 띤, 엷은 회색 피부를 한 조그마한 물개가 파르스름한 눈을 들어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놀란 남자 사육사가 물에 빠지는 소리 빼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여자 쪽이 얼빠진 얼굴로 소리쳤다.
-어? 어? 아무리 뒤져도 없었는데? 흑자 너 어디 있었어?
-뀨우우웃.
(아까부터 있었는데요.)
조그마한 물개는 조금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하고, 양동이에 든 생선 중 방어를 찾아내 앞발로 잡고 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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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쪽이 휴가, 여자 쪽이 리코입니다.

새벽에 일 하다가 미쳐서 끄적거리고 갑니다. 사람이 며칠째 같은 작업물만 잡고 있다보면 돌게 마련...정신차리면 좀 수정보고 다듬고 보강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