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만든 것/농구하는 무협만화'에 해당되는 글 5

  1. 2012.09.01 코로바스-코로하는 농구 2 6
  2. 2012.08.10 [쿠로바스]코로바스-코로 하는 농구 1 10
  3. 2012.07.31 [쿠로바스]의지의 문제
  4. 2012.07.26 [쿠로바스]빛과 그림자 2
  5. 2012.07.22 [쿠로바스]존경하는 만큼

코로바스-코로하는 농구 2

앜스 양이 리퀘를 받아줘서 코로바스를 그려주었습니다. 앜스 양 홈페이지는 여기입니다. 무라사키바라가 예뻐요. 이마요시는 멋있고.

 

 

 

"그러고보니 흑자가 방어를 잘 먹지?"

김준일, 서울대공원 사육사, 2년차.  농구가 하고 싶었으나 인문계 갈 성적 되는 놈이 무슨 운동이냐는 높으신 분들의 말씀에 눈물을 머금고 대학에 들어왔다 정신을 차려보니 사육사가 되어 있더라는 비운의 청년. 오늘도 기운차게 우리를 청소하고, 수조를 청소하고 청소하고 청소하고 청소하다 우주에서 제일 무서우신 나이는 동갑인데 하늘같은 선배라 서로 반말하며 잘 놀다가도 뻑하면 응징의 펀치를 날리는 사육사 3년차 류아이다-아버지가 오페라 팬이라고 한다. 원래는 춘희라고 짓고 싶었는데 그 이름을 올리는 순간 어머니가 아버지를 반 죽이셨단다.- 선배님께 혼나기도 하는 비운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물개 우리 청소를 하다 오늘도 밥을 남긴 흑자를 보고-입이 짧아서 생선도 많이 먹지도 않고, 그나마 좋아하는 종류도 많이 먹지를 않았다. 큰 생선은 물개답지 않게 잘라서 먹기도 했다- 묻자 흑자는 푸르스름한 눈을 깜박이며 대답했다.

"뀨뀻. 뀨우."

(괜찮아요. 많이 먹었습니다.)

"왜 그래, 어디 아파?"

가뜩이나 먹지 않는 흑자가 밥을 남긴 것을 알면 아이다 선배한테 맞아죽으리라. 직감한 사육사 청년은 공포에 떨며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그러나 흑자는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뀨...뀻뀻, 뀨우우우, 뀻. 뀨뀻. 뀨우욱, 휴우....뀻, 뀨꾹?"

(아뇨. 아까 옛친구들이 선물이라고 한아름 주고 갔습니다. 언제 다 먹을지...사육사님 드시겠어요?)

잘 보니 양동이 안엔 못 보던 생선이 들어있었고, 심지어는 담아주지도 않은 쭈꾸미도 들어있었고, 양동이 옆에는 비닐봉지가 두 개, 생선토막과 과자봉지같은 것이 들어 있었다. 심지어 음식물쓰레기는 분리수거도 해 놓았다. 사육사 청년은 아까 동물원을 휩쓸고 간 알록달록한-그렇다. 물개 주제에 알록달록했다. 심지어 원색이었다.-물개들을 떠올렸다.

"...아까 걔들 뭐냐?"

"뀨, 뀨우웃, 뀨뀻, 량태, 뀻, 뀨우욱 뀩, 청봉이, 뀨웃 뀻, 뀨뀨뀻, 진태, 뀻뀨우웃, 자원, 뀻- 어...아카시, 뀻뀻."

(방어를 가져온 건 량태 군입니다. 음, 그걸 뺏어서 준 게 청봉 군이네요. 럭키아이템 문어 대신 쭈꾸미를 주고 간 게 진태 군이고요. 과자는 자원 군이 주고 갔고요. 어 그리고 아카시 군은 정리를 해 줬어요.)

"이름이 다 왜 그래? 에버랜드는 동물 이름을 왜 그리 성의없이 지어. 그리고 아카시만 왜 일본이름이야!"

"뀻....뀻뀨웃. 뀨욱, 뀩뀩."

(그거야...로컬라이징이 힘드니까요. 대충 넘어갑시다.) 

흑자는 담담하게 대답하고 한숨을 푹 쉬었다. 사육사 청년은, 자기보다 분리수거까지 훨씬 잘 하는 물개들의 작태를 떠올리고 한숨을 지었다. 그녀석들 생선은 어디서 구해왔나. 노량진 수산시장? 가락시장?

"분리수거는 또 어떻게 알았어..."

"아카시 뀻, 뀨웃."

(아카시 군이 살림을 잘 합니다.)

"아니 그러니까 그게 뭐냐고!"

"뀻뀻웃? 뀻."

(기적의 세대잖아요? 괜찮아요.)

괜찮긴 개뿔! 어이쿠 이것 봐라. 물개놈이 은근히 사람 갖고 장난친다? 사육사 청년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 내가 아오, 2년차 막내라고 이러고 사는데 나도 성질 있다고. 무슨 어패류들이-물개가 어패류는 아니다-사람을 갖고 놀고 앉아있어? 그는 안경을 벗고, 눈을 내리깐 다음 목소리도 같이 깔며 질문했다.

"야 흑자, 하나 짚고 넘어가자."

"...뀻?"

(...뭐죠?)

심상찮은 인상에 흑자가 몸을 움츠렸다. 사육사 청년은 더더욱 음침해진 얼굴로, 작업복 소매를 걷어올리며 입을 열었다.

"너 바른대로 고해라. 사실은 사람말 다 할 줄 알지?"

"뀻뀻."

(말로 합시다.)

"이것봐, 말도 다 알아듣고 대답도 하잖아! 어디서 뀻이야 뀻은! 사람 말 할 줄 알면서 귀여운척 해서 무마할 생각 하지 마! 너희 사실 다 물개도 아니지! 세상에 뭔 놈의 물개가 코로 농구야, 공으로 재주나 부리지. 너희 농구 잘 해서 기적의 세대 아니지? 물개 주제에 사람 같이 굴어서 기적의 세대 아냐? 솔직히 불어!"

"뀻?"

흑자는 매우 쓸데없이 귀여운 동작으로 고개를 갸웃해 보이고, 귀여움에 그만 가슴이 두근거린 사육사 청년이 머뭇거리는 동안 잽싸게 미스디렉션해버렸다. 남은 것은 생선이 남아있는 양동이 뿐. 사육사 청년은 뒷목을 잡았다.

----------덧

코로바스의 물개 이름은 쿠로코도 좋고 흑자도 좋습니다. 사실 다 로컬라이징하고 싶었는데 아카시가 어려워요.

서울대공원 사육사니까 한국이름을! 휴가는 본명의 한자를 최대한 살려보았습니다. 리코는...카타카나 이름이라서 그냥 성을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애 이름이 아이다면 어릴 때 놀림 많이 받았을 거 같지 않나요.

주장을 놀려먹는 쿠로코는 캐붕감이지만, 애초에 사람이 물개가 된 것부터 심각한 캐붕입니다. 그러니 막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쿠로바스]코로바스-코로 하는 농구 1

썰로 풀었던 코로바스-코로 하는 농구입니다. 기적의 세대가 물개, 카가미가 바다표범이라는 설정입니다.

무대는 서울대공원. 전국의 모든 공원과 아쿠아리움은 다 나올 예정입니다. (이 설정은 힟님 썰을 차용했습니다.)

 

서울대공원에 못 보던 물개가 한 마리 늘었다. 이름은 흑자(黑子)라고 부른다고 했다. 에버랜드에서 서울대공원에 넘긴 물개였다. 이 녀석이 있으면 동물원에 좋은 일이 있을 거라며, 생긴거나 크기나 재주에 비해 비싼값을 받고 팔았다고 했다. 사육사들에겐 이 물개를 잘 가르쳐 입장료에 기여하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조그맣고, 잘 먹지도 않는 물개라고 해서 사육사들은 흑자가 들어오던 첫날부터 좋아하는 생선을 준비하느라 애를 먹었다.
-에버랜드면 기적의 세대가 있는 동물원 아냐?
뭘 좋아할지 모른다며 꽁치, 고등어, 청어, 양미리, 그 외 여러 생선이 가득 든 양동이를 운반하던 남자 사육사가 손에 뭔가 들고 한참 기록하고 있는 여자 사육사에게 물었다.
-응. 저녀석도 올해 두 살이래. 기적의 세대라는 이야기지.
-그런데 에버랜드에서 왜 기적의 세대를 다른 동물원으로...
-아 회장님이 물개보다 사자라고 했대.
-빌어먹을 천민자본주의....헉 큰일났다!
-왜?
-흑자가 없어졌어!
사육사는 양동이와 수첩을 떨어뜨리고는 머리를 싸잡고 절규했다.
-이상하다, 문도 닫혀 있었는데 어디갔지. 흑자? 흑자야- 어딨어?
두 사육사는 넓지도 않은 물개 우리를 이잡듯 뒤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남자 사육사가 수조에 뛰어들어가겠다고 옷을 벗고 있는데, 등 뒤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다.
-뀻.
(여기 있어요)
-흐아아아악!
두 사람이 동시에 소리나는 쪽을 쳐다보았다. 분명히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던, 하늘빛을 띤, 엷은 회색 피부를 한 조그마한 물개가 파르스름한 눈을 들어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놀란 남자 사육사가 물에 빠지는 소리 빼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여자 쪽이 얼빠진 얼굴로 소리쳤다.
-어? 어? 아무리 뒤져도 없었는데? 흑자 너 어디 있었어?
-뀨우우웃.
(아까부터 있었는데요.)
조그마한 물개는 조금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하고, 양동이에 든 생선 중 방어를 찾아내 앞발로 잡고 먹기 시작했다.

------------

남자 쪽이 휴가, 여자 쪽이 리코입니다.

새벽에 일 하다가 미쳐서 끄적거리고 갑니다. 사람이 며칠째 같은 작업물만 잡고 있다보면 돌게 마련...정신차리면 좀 수정보고 다듬고 보강할게요.

[쿠로바스]의지의 문제

하루 종일 그놈의 의지 드립 때문에 빡쳐서- 그리고 덧글 구걸 이벤트 결과 젬이 당첨이 되어서 끄적거려봤습니다.

-전국대회 나가면 프로프즈 한다고 그래서 그러라고 했다?
-헐, 미친.
-어우 왜~ 쩔잖아. 야구부 주장 여친. 근데 전국대회도 못 나가고 준결승에서 대박 깨졌대.
-그래서?
-그래서는 뭐 그래서. 차려고 했는데 울면서 매달려서 두고 보려고.
-야, 이길 의지가 있으면 뭘 못해. 걔 너하고 사귈 생각이 없었던 거라니까?
-찌질이네. 자신 없으니까 괜히 야구 핑계댄 거 아냐?
-그치, 그래서 슬슬 정리하려고.
-뭘 슬슬 정리해, 이따 가면서 바로 차라니까? 존나 의지도 없고 능력도 없는 게 웃기고 있어.
-울기는 왜 울어. 지가 능력이 안 되니까 그렇지.
햄버거를 산같이 쌓아놓고 네 개째 먹고 있던 카가미의 귀에 여고생들의 대화가 들렸다.
-시끄러워 죽겠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악 놀랄 뻔 했잖아!
-이제 놀라지 않는 걸 보니 적응한 모양이군요.
쿠로코는 언제나처럼 조용히 바닐라쉐이크를 손에 들고 카가미 앞에 앉아있었다.
-언제 왔냐.
-음, 야구부 부장이 프로포즈에 실패했을 때부터요.
-왔으면 말을 해.
-어차피 금방 알게 될 건데요 뭘.
카가미가 혼자 중얼거린 말을 받아친 시점에서 이미 옆자리 여고생들이 둘의 대화를 들었는지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걸 눈치채고 있음에도 쿠로코가 그다지 말을 조심하지 않고 있었다. 카가미는 피식 웃었다.
-어이, 쿠로코. 어떻게 생각하냐?
-뭘 말입니까.
-의지만 있으면 다 된다는 소리 말이다.
-의지? 그러게요. 그랬으면 키요시 선배는 내년에도 경기를 뛸 수 있겠네요. 무릎부상도 의지로 극복이 가능하다면 말이지요.
-...
-카가미 군도 그때, 토오와 시합할 때처럼 죽도록 고생하면서 존을 열지 않아도 언제나 그런 영역을 볼 수 있겠네요. 의지란 건 참 편리하군요.
쿠로코가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카가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사실 자신은 죽어라고 고생을 해서 간신히 얻어낸 것을 별 것 아닌 것처럼 사용하는 아오미네를 보면서 기분이 상한 것은 사실이었으니까. 어느 정도 옆자리 여고생들이 투덜대며 일어났다. 미친, 왜 남 하는 말을 엿듣고 지랄, 찌질이 새끼들, 같은 단어들이 띄엄띄엄 들리는 걸 봐서는 짜증이 난 모양이다. 아마 대놓고 말을 못 하는 것은 카가미가 무서워서일 거고, 그럼에도 투덜대는 건 그러지 않고 나가면 지는 거 같아서 짜증나서겠지.
-그리고, 저도 그렇게 노력해서 기적의 세대를 이기려고 하지 않아도, 중학교 때 이미 제 농구를 찾을 수 있었겠지요.
쿠로코는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고 바닐라쉐이크를 마신 다음 의자에서 일어났다.
-야, 어디 가?
-의지? 그거 따질 시간에 연습 한 번 더 하겠습니다. 카가미 군도 나와요.
-아직 덜 먹었는데.
-연습하고 먹어요.
-어, 그래.

[쿠로바스]빛과 그림자

쿠로바스 팬픽입니다. 등장인물은 카가미와 쿠로코, 세이린 농구부원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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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바스]존경하는 만큼

같이 놀면서 무시무시한 썰 풀어주신 테이큰 님 감사합니다. 허튼 트위터 날림 팬픽에 그림으로 뒷이야기 그려주신 힟님 감사합니다. 게다가 그리신 그림원고 사용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